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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다시보기 및 인물정보 알아봐요.
지금은 상상조차 어렵겠지만,
율제 99즈에게도 슬기롭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설압자' 대신 '서랍장'을 들고 부리나케 뛰어오던,
'베개부터'란 호통에 다급히
'벽에 붙어' 눈만 끔뻑이던 초짜의 시간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반짝인다.
너무도 바보 같아 숨이 넘어갈 때까지 웃다가,
너무도 그리워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이유.
그건 아마 '처음'이었기 때문일 거다.
모두에게 그렇듯 '처음'은 슬기롭지 못하다.
종로율제 산부인과 전공의 1년차
역시... 매우 그렇다.
'죄송합니다'로 시작해서 '죄송합니다'로 끝나는 하루.
누가 나를 찾을까봐 무섭다가도,
아무도 나를 찾지 않으면 금세 자괴감에 빠져 머리를 쥐어박는 하루,
몰라서 괴롭고, 혼나서 아프고,
피땀눈물콧물식은땀 다 흘렸는데도 끝나지 않는 하루.
병원 1년 차 전공의의 삶은
여느 사회 초년생들의 삶과 다를 바 없이
치열하지만 치졸하고 시끄럽지만 시답잖다.
기필코 오늘은 잘하겠단 나와의 약속을 저버린 채,
갓 태어난 아기보다 더 크게 울고,
마취된 환자보다 더 오래 잠드는
미천한 날들을 반성하며
매일 밤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위로라곤
"괜찮아, 너만 못 하는 거 아니야." 뿐.
언젠가는 슬기로워질 날을 꿈꿔 보지만
그날은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그럼에도 매일 병원에서 맞이하는 진통과 성장통,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죽음과 고통의 순환 속에
초보 의사들은 환자와 산모, 그리고 아가의 손을 맞잡고 말한다.
언젠가는 괜찮아질 거라고,
언젠가는 슬기로워질 거라고,
그리고 언젠가는... 꼭 슬기롭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저 다음, 또 그 다음, 또...
그 '언젠가는'을 향해
묵묵하게 함께 가자고 말이다.

“내가 여길 다시 오면 오‘이’영이 아니라 오‘삼’영이다!”
오이영이 돌아왔다!! 반기는 이 하나 없는 종로 율제에! 그것도 레지던트 재수생이 되어서!
졸부 집 늦둥이로 태어나 호화스러운 유년기를 거쳤고, 학창시절엔 올라운드 전교 1등으로 우쭐한 청소년기를 보냈고, 결국엔 ‘의대 합격증’을 거머쥐며 오 씨 집안 최고 엘리트로 등극했다.
그 덕이라고 해야 하나, 그 탓이라고 해야 하나. 하는 것 마다... 제 멋대로다. 제어 불가능한 주둥이와 관리라곤 1도 하지 않는 적나라한 표정까지. 한 마디로 사회생활은 낙제이자 자격 미달이다.
독립 시켜준다는 아빠 말에 의대 6년을 버텼고, 개원해 준다는 말에 억지로 억지로 인턴을 버텼다. 그리고 그 모든 게 물거품이 된 순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종로 율제병원을 떠났고, 그 후로는 극악무도한 소문의 주인공이 되어 풍문으로 병원을 떠돌았다. 그런 오이영이 종로 율제! 그것도 절대로 가지 않겠다던 산부인과로! 컴백했다.
사람 바꿔 쓰는 거 아니라지만 여전해도 너무 여전하다. 영혼 없는 ‘아, 그렇구나.’를 달고 사는 시니컬하고 심드렁한 성격도 여전한데다 평생을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나 쉽게 얻은 탓인지 매사에 간절함도, 참을성도, 끈기도 없는데 그마저 힘들 때 손 내밀 친구도 없다.
늘 그래 왔듯, 남들은 모르겠고 혼자서 내 하루나 잘 살아내자고, 참고 버텨 월급만 받자는 못난 마음뿐이었는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 종로 율제의 산부인과 사람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입버릇처럼 “안 해! 못 해! 그만둘 거야!” 라며 짜증을 내면서도 이영은 매일 새벽 5시 반. 세상 가장 심드렁한 얼굴로 병원을 향한다.

“누군 호텔에서 변호사랑 결혼 한다는데... 나는 뭐~ 드레싱이나 하겠지.”
잠은 포기해도 풀메는 포기할 수 없는, 뽐에 죽고 뽐에 사는 율제 최고의 패셔니스타! 매일 아침 병원 로비를 런웨이 삼아 캣워크를 하는 이가 있으니,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차 표남경이다.
미용실에서 최신 유행 컬러로 염색을 하고, 짧은 출근길을 위해 공들여 화장을 하고, 수술복을 입는 순간에도 명품 목걸이를 포기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멋있는 건 흰 가운을 입고 있는 ‘나’...
...라고 생각했지만, 멋은 개뿔. 모든 환상과 착각이 깨지는 데엔 딱 하루면 충분했다.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편의점 도시락을 누구보다 게걸스럽게 먹고, 내 방 아님 잠도 못 잤는데, 지금은 냄새나는 의국 침대에서도 1초 만에 딥슬립! 흰 가운 휘날리며 병동을 휘어잡는 전공의가 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산모의 진통소리에, 환자의 신음소리에, 교수님의 호통소리에, 새어 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입만 삐죽대기 바쁘다.
늘 동네에선 유명한 만둣집의 예쁜 딸로, 부족한 거 하나 없이 살아왔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내가 가진 것들이 너무도 평범하고 하찮아졌다. 누군 어디에 자가가 있다더라, 누군 대대손손 의사 집안 딸이라더라, ‘쟤는, 얘는, 누구 친구, 아는 사람’ 등등의 얘기에 쪼그라드는 마음을 부풀리느라 오늘도 명품 가방 웨이팅을 기다리며 남의 인스타를 염탐 중이다.
늘 그래왔듯, 어플로 하루 운세를 점치고, 별자리 운세를 정독해 보지만 좋은 얘긴 하나도 없고 ‘어깨 위론 짐이요, 사방으론 적이 가득’ 하다는데... 아무래도 하나부터 열까지 단 한 개도 안 맞는 저 동기 놈들 얘긴 거 같다.


“활동명은 엄줴이... 아, 외국인은 아니고 아이돌인데요?!?”
나름 음악방송 1위도 찍어봤던 전직 아이돌 하지만 지금은... 그냥 잠 잘 자는 전공의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가요계의 중심에서 K 컬처를 이끌었던 아이돌...까진 아니고, 딱 한 곡의 히트곡을 남기고 장렬하게 전사한 누군가에겐 망돌, 누군가에겐 슈가맨인 그룹 ‘하이 보이즈’의 멤버였다.
춤도, 노래 실력도, 그리고 인기마저도 늘 팀 내 꼴찌였지만 높은 아이큐와 뛰어난 암산력 덕에 음악방송보다 퀴즈 프로그램의 엔딩요정이 되었고 팀 해체 후 그 개인기를 살려 공부에 매진! 힘겹게 의대에 진학했다.
‘아이돌 출신 최초의 전공의’라는 박수갈채를 기대했건만 재일을 기다리고 있는 건 뭘 해도 ‘꼴찌’라는 타이틀뿐이었다. 의대생 땐 열심히 하면 제자리라도 있어야 할 성적은 해가 갈수록 곤두박질치더니 결국 합격보다 어렵다는 불합격의 불명예를 안고 의사 국가고시 재수를 하지 않나, 인턴 땐 82명 중 82등, 전공의 시험 역시 꼴찌로 본격적인 바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공의로 지원한 모든 과에서 탈락 소식을 듣던 그날, 운명의 전화 한 통이 재일의 인생을 바꿨다. “엄재일 선생 우리한테 와.” 처음 들어본 따뜻했던 그 말... 정원 미달의 산부인과였다. 그리고 다짐했다. 내 이름 석 자를 불러준 산부인과에서 꽃을 피우리라!
늘 그래왔든, 재일은 무조건! 최고로! 열심히 한다.머리 회전 보다 빠른 발로 제일 먼저 병동으로 뛰어가고, 모르는 건 배우면 되지! 라는 자세로 선배에게 스무 번씩 전화를 건다. 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줄여가며 묻고 또 묻고, 뛰고 또 뛰는데...왜 열심히 할수록 일이 꼬여가는 기분이 드는 걸까?

“언제 적 1등을 말씀하시는 건지... 의대도, 국시도 다 1등이라...”
공부가 가장 쉽고, 세상에서 교과서가 제일 재밌는 ‘하이 빅스비’도 울고 갈 슈퍼 AI형 인간. 종로 율제 개원 이래 이런 일은 없었다. 1등 전공의가! 그것도 제 발로! 산부인과에 강림하시다니!!
OBGY 만인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손에서 책을 놓는 법이 없다. “논문에서는 말이지”, “교과서에 나온 대로”를 입에 달고 살아 친구들 사이에선 산부인과 전공책의 저자인 ‘윌리엄스 덕후’로 불린다.
매일 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모든 산모들의 차트를 까 보고서야 퇴근을 하고 아침 5시 반에 열리는 스터디를 세상 가장 행복한 얼굴로 뛰어가는 별종. 교수 입장에서야 ‘요즘 보기 드문 인재’라지만 동기들에겐 그저 외계인보다 더 신기한, 답답한 모범생일 뿐이다.
그런 사비가 1년차 최고의 구멍이 될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다. 책과 논문을 달달 외웠는데도 환자의 질문에 말문이 막히고, 차트대로 정확하게 설명했는데, 산모들은 사비를 영 못 믿겠다는 듯 쳐다본다. 틀린 게 있어야 바로잡고,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를 할 텐데..영문을 모르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아무것도 안 하니 혼이 날 수 밖에.
늘 그래왔듯, 동의서 받는 것도, 회진 도는 것도 내가 1등일 줄 알았는데... 난생 처음 들어보는 교수님의 호통에 슈퍼 AI 컴퓨터가 어째 점점 오작동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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